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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이야기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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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2007년 계획하고 있는 것중에 하나가 바로 '국토 종단' 이다. 어디가 끝이 되고 어디가 시작이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직 구체화된 계획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게 된데는 다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라는 책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유별난 오지 탐험가에서 이제는 난민 구호자로 일하고 있는 한비야씨의 저서를 모두 다 읽어볼 정도로 나는 한비야씨는 많이 좋아한다. 일종의 대리만족이라고나 할까? 한비야씨가 가는 길마다 보여지는 사진도 없고 영상도 없지만 이 분이 느낀 세계를 적어나간 글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넓디 넓은 초원에 우뚝 서있는 느낌이 든다. 조그만 방구석에서 책 한권을 통해 세계를 느낀다.

여행은 언제나 설레이고 힘들고, 많은 경험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가르쳐 준다. 보통은 여행이라고 하면, '기분전환', 내지는 '놀러' 라고 많이 여기고 있지만, 그것은 여행의 부수적인 효과이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넓히면서 내가 지내고 있고 좁은 공간에서 벗어나 더 Scalable 한 마음가짐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자문을 한다. '진정 여행을 해본적이 있는가?' 대답은 '없다.' 였다. 늘 항상 안정적이고, 늘 걱정이 없고, 좁은 공간에서 여기가 내가 비로소 세상을 경험하고 공부하는 곳이라고 여기는 '좁은 생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불과 몇 발자국만 걸어가도 낯선 공간과 낯선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을 잘 모르고 있다. 또 그런 낯선 것을 싫어하고 피하게 된다. 대체 낯익은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모든것은 처음이 있기 마련이다. 경험을 두려워 하고 실패를 두려워 하고 어색함을 두려워 한다면, 과연 무엇을 '낯익은' 존재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난 한비야씨 책중에서 '우리의 땅에 서다' 라는 주제로 우리나라를 도보로 여행한 책을 가장 최고로 친다. 책의 서문에 보면 '임실' 이라는 지명에 대해서 몰랐다는 내용이 나온다. 옛말에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치국(治國)이나 평천하(平天下)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 인지 몰라도 한비야씨가 처음 눈길을 끌게 된것도 세계 일주를 한데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나는 수신, 제가에 초점을 맞추는것을 권하고 싶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듯이, 자신을 알고 내 주변을 먼저 인지 하는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우리의 땅에 대해서 알지 못하면서 남의 나라 도시명이나 외우고 있는건 무엇인가 앞뒤가 안맞는 것 같다. 또 책을 통해서 국내 여행의 매력을 느끼고 왠지 행복해 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많은 사람을 느끼고, 많은 고장을 느끼고, 많은 것들을 보고 만지면서 진정 내 조국 내 땅을 느끼는 것이 왠지 갚진 기회가 될 것 같다.

올해 계획으로 잡은 국토종단, 입으로 내 뱉기는 쉽지만, 실천 하기가 굉장히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모든것에 계획과 결심은 쉽지만 과정이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일만은 꼭.. 젊은이라면 한번쯤 도전해 볼만하지 않을까? 하며 느슨한 마음을 꼭 죄면서 오기를 부리고 싶은 그런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