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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bbies & Tour

<전국도보여행 - '강원도' 편> ② 동해시 : 해안 계획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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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장호항을 떠나 시내로 열심히 발걸음을 옮겼다. 계속해서 태백산맥은 나의 앞을 가로 막고 있었다. 아무리 동고서저의 지형을 가진 대한민국이라지만, 이건 좀 너무 한다. 가파른 길도 짜증이나는데 거기에 꼬불꼬불하기까지 한 험한 길이 원망스럽다. 어느새 지나가는 자동차들의 번호판도 강원도, 지겹게 들었던 경상도 사투리도 온데간데 없다. 서울말 비슷하지만, 왠지 알 수 없는 억양이 들리는 강원도 말은 정겹다.

조용한 산골마을, 강원도를 하루 동안 걷게 되면서 변화된 것들이 있다. 엄청나게 험난하고 구불구불한 길과, 해수욕장이 거의 없는 해안 절벽들이 즐비한 바닷가, 그리고 논보다는 밭이 더 많이 보이고, 소보다는 흑염소와 닭들이 더 많은 모습은 확연히 다르다. 그렇게 걸었을까? 또 미친듯이 높은 산이 하나 떡하니 버티고 있다. 뭐 이제는 익숙해 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말없이 또 산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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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동안은 말동무들이 없어서 외롭겠거니 했지만, 어느새 가져갔던 MP3 가 라디오로 돌변해서 걷는 내내 라디오를 즐겨듣는 편이다. 그러고보니 걸으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와 세상 소식들을 들을 수 있으니 아주 동떨어졌다는 생각이 안든다. 삼척 MBC를 계속 들으면서 걷는데 나도 한번 참여를 해봐야겠다고 문자를 보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그 문자가 라디오 DJ의 입에서 나왔다. 나의 도보여행을 화이팅하는 말이 적어도 삼척시민의 귀속에는 들어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이 자리를 빌어 삼척시민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보낸다. 그렇게 기분좋게 걷다보니 GPS 수신기의 배터리가 다 끝난것도 모르고 있었다. 산이라 그런지 수신률도 조금 떨어지고, 그때문인지 배터리 소모도 많다. 여러모로 강원도는 다른 곳과 환경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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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오르다보니 이제 내리막길이 보이고 산에서 삼척시내의 모습이 조금씩 내려다 보였다. 뭔가 알 수 없는 오묘한 정복감이 들며 기분좋게 산을 내려갔다. 삼척 시내는 예상대로 굉장히 한산했다. 오늘은 동해까지 가야하니 발걸음을 서둘렀다. 버스터미널 앞에있는 종합관광안내소에서 책자를 얻기 위해서 들어갔다. 여전히 모든 관광안내소 직원분들은 너무 친절하다. 내가 들어가자 모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시고 웃는 얼굴로 반갑게 맞아 주신다. 어느 지역에 가도 그 미소는 늘 한결같고 따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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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시내를 그린 그 지도는 이상하게 과장되어있다. 삼척시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손바닥만한 시내가 엄청나게 크게 보이게 과장되어 있는 지도는 조금 의외다. 삼척에서 오래있지 않고 동해시로 향했다. 동해시는 삼척과 붙어있어서 이동하는데 별로 힘들지 않게 갔다. 동해는 삼척보다 조금 더 발전되어있는 모습이었지만, 동해시는 그 규모가 아주 작은 곳이다. 해군이 사용하는 항구와 컨테이너 선들이 정박하는 항구가 있는 자그마한 도시인 동해시는 계획도시의 냄새가 많이 풍겼다. 그런면에서 거제, 통영과 비슷한 인상을 심어주는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그간 동해라면, 전형적인 어촌의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영 아니올씨다였다. 어촌이라면 되려 삼척쪽이 더 어울렸다. 동해에 사는 친구도 있고, 동생도 있는데, 직접 보고 느끼니 그간 그들에게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야기 했던 것이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것을 알았다.

내일은 강릉까지 무슨일이 있어도 가야한다. 또 어떤 험한 산길들이 버티고 있을런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