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는 부모 미는 부모’ 를 읽고서

2008. 4. 8. 00:30잡다한 이야기

반응형

사용자 삽입 이미지

 

끌 수 밖에 없는 부모

부제 : ‘끄는 부모 미는 부모를 읽고서

 

  처음 이 수업을 들을 때 많이 고민을 했지만, 이 수업을 들은 사람들 하나하나다 다 똑같이 한입으로 하는 말이 교수님이 재미있으시다라는 말이 가장 먼저였다. 단순히 수업을 재미있게 진행하는 교수님으로 착각을 하고 수업을 들어갔는데 전혀 재미있다는 생각보다는 정말 의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하시기 때문에 재미있는 것이었다. 위트 위주로 기억하고 있는 학생들이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수업은 알차고 한마디 한마디가 피와 살이 되었다.

 

대학교 4학년, 이제 나는 사회에 나가게 되고, 그리고 그 사회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면 지금의 나는 그저 자녀의 위치이지만, 이제는 더불어 가정을 이루게 되고 그 가정 속에서 가장이 되고 부모가 된다. 그런 점에서 교양수업으로 이런 알찬 수업을 듣게 되다니, 학점도 따고 예비 부모로서의 역할도 미리 배우고 일석이조이다. 그전에 교양 수업으로 왜 이런 수업을 모르고 있었는지 하는 생각과 더불어 이제라도 듣게 되어서 다행이다. 더불어 마지막 학기에는 꼭 부모 연습이라는 수업을 들을 것이라는 것을 과제를 통해서 약속해본다.

 

책을 끝까지 다 읽으면서 느낀 점을 요약하자면, 하나 같이 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절대 쉽지 않은 말들이다. 미는 부모가 되어 아이가 주체가 되도록 하는 부모, 이런 부모를 누가 안하고 싶겠냐 만은 빨리빨리가 일상화된 현대 사회와 그 속을 살아가는 부모가 오죽할까 싶은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서양식 양육방법처럼 엄격하지만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서 배려하고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사랑의 매가 없는 양육방법이 일반화 되면 좋겠지만, 사실 여러 가지 면에서 정서적으로 국내와는 많이 괴리감이 있다. 특히 사회적인 풍토가 가장 문제라고 생각한다. 해가 갈수록 끓는 사교육의 만연과 여전히 사회 구석구석 자리잡은 학벌주의와 학연들이 있다. 최근의 신문기사를 살펴보면, 매출액 기준으로 국내 30대 그룹의 회장, 부회장, 사장 231명의 최종학력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비율이 70%이나 된다는 내용이 실려있었다. 이 기사 하나로 일반화 시킬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한국에서는 학벌이 좋아 출세하는 것이 행복의 첫 번째 조건이고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이런 내용의 기사를 접하는 부모 입장에서는 어려서부터 자녀를 열심히 교육시켜서 서울대, , 고대에 보내고 싶은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만 하다. 이 때문에 한창 뛰어 놀 시기에서부터 조기교육이니 뭐니 해서 한글도 모르는 아이에게 알파벳부터 가르치게 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부모 욕심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가 만든 분위기에 자연히 휩싸이게 되는 것 같다. 미는 부모 역시도 훌륭한 자녀로 만들 수 있겠지만, 끄는 부모 쪽이 더 쉬울 뿐만 아니라, 돈 많고 똑똑한 사람이 대우받는 한국에서는 끌어서라도 학벌이 좋은 사람이 된다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더 지배적이기 때문에 이런 양상을 보이는 것 같다. 세상 속에는 여러 부류의 사람이 있지만, 대체로 미는 부모가 되려면 어느 정도 자기의 소신을 갖추고 남들과는 다른 양육법을 고집하고 또한 평소에도 실천력이 대단한 부모가 아니라면 상당히 어려울 듯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따라 하고 자기 소신을 지키기 보다는 보편적인 것을 추구 하기 때문에 대부분이 끄는 부모가 되는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부모들이나 예비 부모들 역시 많은 감동과 배울 점들을 보면서 다시금 자신을 반성하겠지만, 쉽사리 변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항상 무언가 더 빠르고 더 확실한 것을 원하는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는 점점 끄는 부모를 양산할 뿐이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미는 부모가 되기 위한 지침서가 있다는 것은 다행이다.

 

어린 시절 끄는 부모님의 손길 속에서 자라 왔다. 그 때문에 그런지 미는 부모가 되고 싶지만 그게 자신이 없다. 수업 중에 자녀는 부모의 행동을 그대로 배운다고 했다. 때문에 끄는 부모님 밑에서 자랐으니 그 버릇이 어디 가겠는가 만은 미는 부모가 되기 위해 항상 이 책의 내용들을 떠올려야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