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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bbies & Tour

열정 노동이라는 것이 이토록 불쾌한 단어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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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다 읽는 내내 무척이나 불쾌했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주인공인 네오가 모피어스의 빨간약과 파란약 중에 빨간약을 선택하게 되어 깨닫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이 사회는 그런 감추어져 있는 무언가가 있고 사실 누구나 알 수도 있지만 애써 알려 하지 않으려 하는 것 같기도 한 암묵적인 룰이 있다. 이책이 몇 번의 개정을 하기 이전에는 김치맨식 열정 페이 계산법이라 하여 재능과 기술에 댓가를 치르지 않아도 되는 것 처럼 여기는 인식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받아 든 책에는 그런내용이 빠져 있었고 보다 광범위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솔직히 변경된 내용이 훨씬 더 잔인하고 먹먹했다.


시초적인 열정 노동은 세 가지 진술의 결합이었다.


1. 나는 좋아하는 일을 하며 열정을 가지고 있다.

2. 그러므로 나는 노동자가 아니다.

3. 그러므로 나는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하지 않는다.


 점점 세태는 노동자들은 사라지고 열정 노동자(?)들만 남아 가는 세상이 되었다. 기업들의 압박 면접, 여러가지 형태의 경쟁 면접. 연예, 예술, 영화 분야의 춥고 배고픈 열악한 노동 환경. 사실 알고는 있었지만 그냥 별 감상없이 느꼈던 것들이 다 열정 노동을 강요하는 세태를 반영한 것들이었다. 다소 삐딱한 시선일까? 라고 망설여 졌던 박카스 광고 문구 조차도 이제는 똑바로 봐지지가 않았다. 그 많던 노동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IMF 를 지나면서 경영악화로 인한 해고가 정당화 되면서 상당히 많은 우리의 가장들이 거리로 내몰렸다. 이후 비정규직이라는 형태로 노동환경은 훨씬 더 열악하고 임금은 적은 형태로 한국식 자본주의에 맞게 진화해 갔다. 과거에는 기업의 이윤이 발생하면 일자리를 창출하고 그 일자리를 통해 가계가 경제력을 얻어 경제가 활성화 되는 것이 기본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모습은 기업에 이윤이 발생하면 "분배" 라는 것이 이루어 지지 않고 그렇게 끝나버린다. 경제를 구성하는 주체 중 기업만이 배부른 형태가 되었다.



열정이란 단어의 책, 강의들이 무수히 많은데 저들이 말하는 열정과 열정 노동자의 열정은 다른 것일까?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이 책에 이런 세태를 탈출할 방법은 나와있지 않다. 여러가지 이상적인 대안들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제 구조 상 다소 어려운 것들이 많다. 열정 노동이라는 이야기를 이책에서 접하고 나서는 열정이라는 단어가 엄청 싫어졌다. 저 열정이란 단어 안에는 합리화, 무책임, 희생, 강요 등 뭔가 논리적으로 설명이 안되는 무언가가 잔뜩 들어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꿈과 희망이 가득한 청년들을 열정이라는 미명하여 착취하는 것.. 주체는 우리 중 어느 누구라도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경계해야할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이 "열정" 이라는 단어는 함부로 사용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