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3 : 없는거 빼고 다 있는 소형 SUV

2025. 1. 29. 23:41Hobbies & Tour

반응형

갑자기 전기차에 꽂혀서 살펴보게 된 EV3

평소에는 내연기관 차 외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아마도 10년 전쯤에 레이 전기차를 타게 되었다. 그때 당시 엄청나게 짧은 주행거리를 자랑(?) 하고 있었는데 성격상 줄어드는 주행거리에 너무 압박감을 느껴서 다시는 전기차를 타지 않겠노라 생각했었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흘러 엄청난 주행거리를 자랑하는 전기차들이 많이 출시했다. 여전히 관심이 없었는데 어느 날 우연히 EV3라는 차를 보게 되고 500km에 육박하는 주행거리와 크기나 급에 비해 과한 옵션들을 보고 나서 빠르게 시승 예약을 하게 되었다.

 

 

외관 디자인 : 작고 귀여운 디자인의 박스카

기아에서 출시된 소울이라는 자동차를 3년간 탔던 경험이 있다 보니 처음에 떠오른 차는 소울이었다. 하지만 장르는 소형 SUV 이기에 또 다른 느낌일까 했지만 차의 높이나 전반적인 구성은 첫인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별명은 '베이비 EV9'으로 작은 버전의 EV9처럼 보이기도 했다. 특히 휠하우스의 디자인이나 각진 휠 디자인의 모습이 그런 모양새였고 확실히 현대차의 디자인 감성과는 많이 다르게 기아자동차만의 감성이 돋보였다.

 외장 중에 가장 힘을 준 부분은 헤드램프이다. 전, 후면에서 확실한 라이팅의 아이덴티티가 잘 느껴졌다. 그야말로 번쩍이는 LED 라이트와 모양에 시선강탈이었다. 흔히 픽셀 라이팅이라고 불리는 전면부 헤드램프의 형상은 가장 최근에 출시된 차량의 느낌을 잘 살렸다. 소형 SUV이지만 여기저기 보이는 디테일들이 차의 급이라는 것을 초월하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보통은 이런 창작의 영역조차도 소위 '급 나누기'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실내 디자인 : 심플함의 극치와 이상한 슬라이딩 테이블

실내로 들어가면 소형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공간이 꽤 넉넉한 편이다. 다만 폭으로는 넉넉한 편이지만 높이로는 SUV라는 장르와는 맞지 않는 느낌이다. 그 이유를 살펴보니 시트 포지션의 높이가 높은 편이고 시트로 낮게 설정이 되지 않았다. 버튼들이 대시보드 요소에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다. 또 이 부분이 심플하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공조장치의 디스플레이가 배치되어 있지 않기 때문인데 계기판 디스플레이와 내비게이션 화면의 가운데에 배치되어 있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꽤 괜찮은 시도라고 생각이 든다.

굉장한 것은 옵션들을 아끼지 않고 사용했다는 점인데, 예를 들면, HUD 를 들 수 있는데 사실 소형차 또는 준중형 차량에는 이런 옵션이 없기도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컴바이너 타입의 HUD (셀토스), 작은 크기의 HUD 가 당연했다. 하지만 이런 벽을 만들지 않은 모습이 보인다. 또한 ccNC라고 불리는 소프트웨어의 탑재도 꽤 괜찮은 편인데 같은 인포테인먼스 시스템을 탑재한 차량이라면 다른 차종을 타더라도 다루기가 쉬워 보인다.

새로운 시도들도 보이는데 칼럼식 기어봉의 도입과 전원 내지는 시동 버튼의 위치도 독특하다. 운전석 문에 붙어있는 시트의 주요 기능과 버튼들의 배치도 새로웠고 그 디자인도 맘에 들었다. 2열 문의 손잡이도 새롭지는 않지만 적절한 시도라고 생각이 든다. 다만 1열의 센터 콘솔에 배치된 이상한 슬라이딩 테이블, 이것이 모든 좋은 인상들을 박살을 내버렸다. 참으로 아쉬운 부분이다.

 

 

가성비는 여러분이 만드는 겁니다

차량의 트림 구성은 에어, 어스, GT-line으로 구성이 되는데 그중 GT-line을 타보게 되었다. 제가 구입을 하게 된다면 에어를 선택할 것이며 그 이유는 다른 트림에 추가가 되는 용도가 불분명한 슬라이딩 테이블 때문이다. 한번 경험을 해보면 그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테이블 자체가 사용성이 떨어진다기보다는 이 테이블이 없는 버전이 훨씬 더 유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승차로 탔던 블랙 컬러와 같은 무채색의 외관보다는 더 발랄한 버전의 외장 컬러가 잘 어울렸다. 실내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이 영역은 각자의 취향 차이는 있다.

급을 넘어서는 옵션들을 탑재하고 있지만 가격도 마찬가지다. 물론 전기차 보조금은 감안했을 때는 체감상 더 낮아지겠지만 보조금은 언제까지나 일시적인 정책적인 보조일 뿐이기 때문에 생산 단가를 더 낮추어야 소위 '케즘'이라고 하는 현상이 단축될 것 같다. 물론 옵션들을 대폭 줄인다면 의미 있는 가격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전기차 시대를 활짝 열만 한 가격이 되려면 더 '보조'가 필요한 것일까?

전반적인 만듦새나 디테일들은 모두 만족할만한 수준이었다. 그리고 전기차에서 오는 조용함과 더불어 전해지는 편안한 승차감도 대체로 무난했지만 실제로 사고 싶어질 때 필요한 것은 어쩌면 '용기'가 되어버리는 가격이어서 조심스러워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