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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bbies & Tour

11. 10. 불곡산 등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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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곡산은 우리집 동네 산이다. 우리 집은 산근처에 있기 때문에 솔직히 무슨 산인지 이름도 몰랐다. 보통 자기 주변에 있는 산은 거의 대부분 누구나 안올라 봤고 모른다 ㅋㅋ 이런 산을 올라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어머니의 잔소리로 울며 겨자먹기로 올라갔었다. 중간즈음에서 정상이라고 혼자서 생각하고 내려 왔다. 불곡산은 되게 낮은 산이다. 아니 다시 말하면 높지 않은 산이다. 산세도 험하지 않다. 하지만 도심 속에서 탈출 할 수 있다는 점은 모든 산의 공통점이 듯 불곡산도 마찬가지였다. 산을 오르는 곳곳 마다 동네 사람들이 보였다. 가족단위로 아이들과 함께 온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불곡산 정상이라는 표지판을 따라서 열심히 걸었다.

하지만 어느 샌가 나는 올라가고 있는게 아니라 내려가고 있는걸 느꼈다. 도대체 정상이 어디란말인가? 정상을 찾으려고 이리저리 살펴도보고 보이는 이정표마다 눈여겨 봤지만 어디도 정상이 어디라고 알려주지 않았다. 그때 갑자기 문득 깨달았다. 지난 북한산때의 산행을.. 왜 구태여 정상을 찾으려고 하는지 후회가 되었다. 어짜피 정상이라는 것이 있어도 더 높은 것을 원하기 마련이다. 아마 정상이 어딘지 알았더라면 불곡산에 대해서 더 알것도 없이 뒤돌아 내려갔을 것이다. 이정표도 눈여겨 보지 않았을 것은 물론이다.

오늘 난 정상이 없는 불곡산을 오르며, 정상은 언제나 오를 수 없는 것임을 알았다. 그게 설령 에베레스트 산일 지라도 그 산을 정복한 사람이라도 또 다른 도전을 원하고 더 높은 목표를 원한다. 정상이라고 있었던 그 정상은 이제는 더 이상 정상이지 않다. 또 정상을 찾으려고 산에 오를려던것도 아닌데 잠깐 산에 오르는 목적을 망각했다. 산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산을 찾는 것이다.

불곡산을 오르기 전에 쉽겠군.. 하는 자만심에 빠졌다.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이 낮은 산에서 정상을 찾지 못하고 헤매는 꼴이 우습기 짝이 없었다. 가볍게 올라갔다 와야지 하고 생각했던 어디선지 출처를 알 수 없는 오만한 마음이 본래의 목적을 망각하게 했다. 불곡산에서 삶의 교훈을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