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y Days..... Every Day :o) by ~fb~ |
일이 많은것도 복이라면 내 복은 한꺼번에 찾아오는건가...? 근 1년만에 회사에서 연차휴가를 써봤다.
뭐 다른 이유가 있었지만 뭐 별다른게 있겠어? 하고 휴식을 했지만 그냥 휴일이 조금 더 길어졌다는 느낌?
월요일날 회사에 출근해서 만나는 일과의 조우.. 그렇게 일이라는 녀석은 한꺼번에 몰려온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상황이 되어서 온다..
회사에서 일하는 분들의 일하는 성향이 나랑 정반대다.. 특히 나랑 긴밀하게 업무를 하시는 분들이 대체로 그렇다.
'원기옥' 이라고 들어봤는가? 난 이 단어 선택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드래곤볼이라는 만화에서 나오는 '원기옥' 은 순간적인 에너지가 아니라 세상의 모든 생물들의 에너지를 모으고 모으고 모아서 어느정도 커다랗게 모였다 싶을때 위력을 발휘한다. 주인공인 손오공이 발사하는 타이밍도 그러하다... 하지만 이 원기옥의 데미지는 실로 엄청나다.. 얘를 맞고 살아있는 애들이 없다 싶을 정도로...
이 원기옥을 일에 비유를 해볼까? '원기옥' 은 '모아놨던 일 한꺼번에 벼락치기' 에 비유할 수 있다. 일들을 모으고 모으고 미루고 미뤄서 더이상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일이 쌓이고 쌓였을때 일을한다. 이 일은 하는 당사자는 모든 업무를 매듭짓고 나면 엄청난 데미지로 과로 스트레스에 빠지게 된다. 더욱이 업무를 처리하는 시간도 길어지고 제 시간에 퇴근할 수 없다. 원기옥을 발사한 후에는 더불어 더 이상의 추가 업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녹초가 된다. 일을 모아두고 처리하지 않는 중간에는 상사의 업무 처리 현황 보고 요청에 속수무책이 되며.. 잦은 미루기 신공은 주변 동료들에게 원성을 듣게 된다.
안타깝게도.. 주변에는 원기옥에 능한 손오공들이 잔뜩있다. 일을 미루는것에 익숙치 않고 또 미뤄두고 다른 업무를 하고 있노라면 집중이 안되서 꼭 처리하고 다른 일을 해야하는 나로서는 손오공들이 그저 무서울 따름이다. 내가 아는 많은 개발자들은 야근을 즐긴다.. 아니 즐긴다기보다는 그냥 그게 일상이 되었다.
그런데 나는 야근이 정말정말 하기 싫다. 철야라면 좋다. 그만큼 내가 애착을 가지고 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일상적인 야근은 죽었다가 깨나도 싫다. 손해보는 느낌도 그렇지만 업무를 다 못해서 '나머지 공부' 를 하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상적인 야근과 철야를 하는 가까운 지인에서 자백(?) 을 받았다. 쌩쌩하고 활력이 넘치는 낮시간에는 최대할 놀만큼 놀고 좀 지루해지고 기운이 없는 시간에 일한다고... 일보다 놀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 낮에는 최대한 일을 모아놓고 밤에 몰아서 처리한다는 뭔가 좀 공감이 가면서도 이해할수 없는 그런 내용이었다.
난 우습게도 손오공의 행태와 정반대 된다. 일은 항상 모아두지 않고 그때그때 처리하며 빨리 끝날수 있는 일부터 선행하고 최대한 일과중에 모든일을 끝마쳐 놓는다. 그렇게 못하면 마음이 불안해지고 시간에 쫒기면 일도 잘 되지 않는다. 때문에 여유있게 미리미리 해 놓는다. 하지만 이것의 단점이 있다. 개인당 정해져 있는 업무의 양이 없기 때문에 빨리하면 빨리 하는데로 또 다른 일을 빨리 받는다. 결국 일은 손오공보다 두배, 세배 할 수도 있다는 소리이다. 이건 업무를 배분해주는 상급자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저마다 업무를 하는 방식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생활 리듬을 깬다는 측면에서는 분명 손오공의 '원기옥' 같은 업무방식은 개선의 필요성이 있다. 반대로 최대한 빠르게 각개격파 하는 방식의 업무 태도에는 무슨 문제점이 있는지도 생각해 볼 내용이다.
두서 없이 이런저런 얘기를 썼다. 나에게 원기옥을 던지는 사람들에게 대한 불만의 표시로 말이다... 내 성격도 참.. 거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