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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유부남 이야기

Smartest & Bright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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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검색 정말 좋다.. 풀밭위의 고양이 그림이 필요해서 네이버에서 쳤더니 개뿔 이상한거만 나오는데.. 구글에서 cat on the grass 라고 쳤더니 내 콩글리쉬도 알아 듣고 잘도 찾아준다.. 아오.. 이미지 검색 엔진좀 어떻게 안되냐.. 여튼 이건 여담임..

오늘 회사에서 아트테라피라는 것을 했다. 전 사원을 대상으로 하는건 아니고.. 30명 선착순 모집이었는데.. 운이 좋게 나는 그 선착순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다... (아마 젤 할일이 없는 사원이라 그랬을지도 ㅋㅋㅋ) 여지껏 회사에서 아주 독특한 이런 교육이나 세미나들을 많이 했는데.. 그간 회의에 치이다보니 참여를 못했다. 당연히 신입이라 좀 시간이 널럴하리라 생각했는데.. 회의에 쏟는 시간이 상당하다... 그만큼 부서간의 커뮤니케이션에 비중을 두고 있는 문화에 적응하려면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반증일 수도 있겠다.

위키피디아에서는 이런 내용으로 아트테라피를 소개하고 있다. 국내 검색엔진에서는 아직 생소한 것이라 그런지 별다른 소개가 없고..

Art therapy is a form of expressive therapy that uses art materials, such as paints, chalk and markers. Art therapy combines traditional psychotherapeutic theories and techniques with an understanding of the psychological aspects of the creative process, especially the affective properties of the different art materials.

그림을 치료의 도구로 사용하는 일종의 정신 치유 정도로 생각하면 좋겠다. 의사가 병세와 증상으로 환자를 진찰한다면 미술 치료사 같은 경우에는 환자가 그린 그림을 가지고 그사람의 감정 상태를 읽고 진찰해준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난 요새 내 감정상태가 궁금해서 참여를 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상당히 인상깊은 시간이었다.

맨 위의 그림이 내가 그린 그림하고 아주 흡사하다.. 나의 모습을 그려보아라.. 라는 말에 그린 그림이다. 커다란 도화지가 가득 차도록 풀밭에 편안한 자세로 앉아있는 고양이 한마리를 그렸다. 지금의 나의 환경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고 편안한 상태인 것을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여기까지는 별로 생기는 감정이 없었으나.. 다음으로는 서로 그린그림을 나눠 가지고 자기가 받은 그림위에 상대방이 기분나쁠만한 짓을 자기가 가장 싫어하는 색으로 칠하는게 다음 과제였다. 나는 내 생각과 감정 그대로 상대방의 그림위에 검정색으로 도화지가 거대한 김 한장이 되도록 칠했다.

미술 치료사 분께서 이런 말을 했다. 사람으로부터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거 같다고, 뭐 이건 누구나 다 느끼는 일이지만 결국은 이 모습 자체가 상대방과의 소통의 실패를 의미한다고 한다. 나는 솔직하고 해야할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상대방에게는 정말 크나큰 슬픔이 되는 행동들을 은연중에 하게 된다는 거다. 더 재미있는건 내 그림에 상대방이 해코지 한거에 대해서는 별로 해코지라고 여기지 않고 스트레스를 안받는 다는 이다. 작용 반작용의 법칙에 어긋나게 나는 일방적으로 스트레스를 공급하는 역할(?) 만 할뿐이지 스트레스의 수요자(?)가 되지는 않는 것이었다.

으윽... 2시간의 짧은 시간동안 솔직히 충격을 좀 많이 받았다. 그림을 선택하고 또 그림들 간의 관계를 그리는 때에는 5점 만점의 2점짜리 그림을 그렸다. 삶이 다소 무기력하고 재미없는.. 그리고 특히 사람과의 관계가 많이 적다는 이야기가 가슴 속에 와닿았다. 그림을 그리는 것 자체가 치료를 해주는게 아트테라피처럼 여겨졌지만.. 결국은 아무리 보고 또 봐도 비추어 볼수 없는 내면의 모습을 그림을 통해서 보게되니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다.

이제부터 타인에게도 인색하지 않는 그런 삶을 살아보고자 한다. 이런 모습을 하루아침에 갖기는 좀 어렵겠지만... 사람들과의 관계를 좀더 진전시키고 상대방에게 상처주는 말들을 한번 더 머리속에서 곱씹어보는 그런 자세로 세상을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