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열정에게 보내는 젊은 구글러의 편지' 를 읽고나서...

2007. 11. 15. 10:20잡다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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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열정에게 보내는 젊은 구글러의 편지

김태원 지음

이 책을 읽고 만감이 교차했다. 처음 책을 읽기 전에 느낀 점은 젊은 나이에 출세했다고 출판까지 하는 걸 보니 자기 잘났다고 출판하는 저자나 또 이런걸 악용하는 출판사나 별반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책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보통 여러 블로그를 통해서 보는 이 책의 서평들은 대부분 열정에 대해서 감탄하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나 역시 김태원이라는 사람의 열정과 도전정신에 대해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 많은 노력과 실패를 거듭한 끝에 비로소 지금의 결실을 맺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그도 아직 지금의 자리가 최고의 자리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아직 나이로 보나 경험상으로 보나 책을 내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다른 저자들에 비해서 경외성이 조금 떨어지지 않나 싶기도 했다.

책이 아니라도 누구나 얼마든지 열정과 도전정신, 그리고 꿈을 가지고 젊은 날을 도전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가 혹은 본인 스스로가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일이 없으면 그렇게 쉽게 노력하지 않는 것이 인간이다. 이 책을 통해서 다시금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하지만 이것 조차도 글쓴이는 문제점이라고 지적을 하고 있었다.

"움직이지 않는 열정은 단지 뜨거운 열 덩어리에 불과하다"

글쓴이의 어구를 빗대면, 실천하지 않는 꿈, 다시 말해서 꿈은 그냥 꿈에 불과 하다는 것이다. 꿈에 실천을 더하면 목표가 되고, 그 실천이 끊임없는 노력이 되면 비로소 목표를 달성하게 되고 궁극적으로 꿈을 이루게 된다.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공모전이든, 자기가 하고 싶어하는 일이든 여러 가지 할 수 있는 열정 표출의 방법이 저마다 틀리다고 생각한다. 이 김태원이라는 저자는 평소에 공모전이나, 학교 이외의 외부 활동과 인턴십을 통해서 커리어 관리를 하는 내용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를 했다. 책을 보면서 멍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자기 주장이 강해서 일까? 단 하나도 와 닿는 내용이 없었다. 앞에서의 열정을 움직여라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했을 때는 십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지만, 그 이후에는 약간의 자랑 담과 더불어 자신의 경험들을 늘어놓은 수필에 불과해서 조금은 안타까웠다.

평소에 이런 류의 책을 잘 읽지는 않는다. 무언가 인생의 노하우와 자신만의 독특한 생활 습관과 태도를 알려주고 있는 이런 책들은 가끔씩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이런 책들을 몇 번 보게 되면서 갖게 된 생각은 이렇다. 초등학생들에게 인생의 길을 제시 해주는 것은 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과 같은 교과서이고 어른들에게는 이런 류의 교양 도서가 있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이야기 하자면 바른 생활이나 지금 나오는 교양 도서나 별반 다를게 없다는 것이다. 열정이 죽어 있는 게으르고 나태하게 사는 지금의 모습은 결정적인 계기가 부족해서가 아닐까 생각이 된다.

누구나 다 무한한 열정과 가능성은 항상 내재 되어있다. 하지만 문제점은 이런 내재된 가능성을 알고 꺼내어 사용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이다. 한 마디로 이야기해서 이 젊은 구글러가 우리보다 더 잘난 것은 이 열정을 알고 사용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하나의 차이가 세상에 보여지는 스펙들을 더 화려하게 만들었다. 정말 나에게도 열정이 있는지, 나는 열정이 없이 그저 끌려만 다니는 사람이 아닌지 평소에 의심이 갔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또한 이런 뜨거운 열정을 한번 경험해 보았던 사람에게도 다시금 한번 그 열정을 되찾고 싶은 열망을 갖게 만드는 게 또 이 책인 것 같다.

필자의 경험들과 많은 스펙들을 보면서 부럽기도 하고 셈이 나기도 했다. 무엇이 나와 저 사람이 차이하고 골똘히 생각하다가 나중에는 잘못된 점을 찾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면서 내 사람됨을 다시 한번 짚어보곤 한다.

책을 잘못 골랐다. 하지만 책을 잘 봤다. 책을 통해서 두 가지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 하나는 이 세상에는 나보다 잘난 사람이 무수히 많다는 점과, 또 하나는 역시 스스로의 만족보다는 타인에게 인정 받는 것이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는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책의 서평을 한번 쭉 훑어보았다. 특히 책을 내면서 몇몇 사람들에게 추천사를 받은 것들을 함께 인쇄하곤 한다. 그 중에 하나를 발췌 하였다.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나도 모르게 피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낀다. 내가 뜨거워지지 않으면 그의 농도 짙은 삶에 데일 것만 같았다. 그는 이렇게 진정 주위 사람들에게 열정 없는 삶이 죄악으로 다가오게 만드는 그런 인생을 살고 있다.

저 추천사에 있는 키워드는 열정 없는 삶이 죄악이다. 왜 책을 잘못 골랐다고 이야기를 했는가 하면 바로 저 죄악이라는 점에서 이다. 이 책을 보고 있던 어느 순간부터인가 나를 죄인이라고 말하는 듯하며, 한 없이 부끄러워 지게 된다. 따라서 책을 본 후의 나의 소감은 일단은 죄인에서 벗어나는 삶을 살아야겠다. 그리고 좀 더 세속적이게 되고, 자신의 잘났음을 보다 포장을 잘하여 이야기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을 왜 구입을 하게 되고 읽게 되었는가를 한번 되짚어 본다. 젊은 나이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세계 최고의 기업에 입사한 몇 안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고로 다시 말하면 보통 사람들의 꿈 같은 자리에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내용이 좋아서, 아니면 책에 많은 비법들이 전수가 되어있어서도 아닌, 부러운 경외의 대상이 글을 썼기 때문이다.

책에서 어떻게 열정을 만들어야 하고, 어떤 식으로 공모전을 해야겠다느니 인생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는 시간이 되었다는 류의 감상평은 겉치례의 감상평에 불과하다. 읽는 이로 하여금, 화려한 스펙에 구입을 하게 하고, 또한 화려한 스펙에 주눅들게하여 화려한 스펙으로 본인도 무장하게 끔 만드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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