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0. 19. 12:43ㆍ잡다한 이야기
흔히 대한민국 사람들을 냄비 근성이라고 말을 한다. 어느 한 시점에 와아! 하고 일어났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한꺼번에 가라앉는 그런 분위기를 보고 하는 이야기이다. 현재의 나의 모습을 이런 냄비에 비유하고 싶다. 언제부터 였을까? 어떤 이유인지 딱히 말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잘먹고 잘살기 위해' 라는 목적으로 시작했던 취업 준비는 오늘날 이 시점에는 난항을 겪고 있다. 다시 말하면, 굳센 마음으로 항구를 떠난 배는 나와서 한참 가다 보니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인지를 제대로 정하지 못했다. 아니, 정해놓고 잊어버렸다.
Project Manager 라는 꿈을 설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프로젝트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요소들 때문이었다. 불확실성(Uncertainty) 그리고 유일성(Unique) 이 두 가지 들은 IT 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나에게 원대한 꿈을 만들게 해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모 기업에서 서류전형 합격 소식을 받았다. 그리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그 회사 이름만을 부르짖으며 서있는 나를 발견했다. 꿈을 잃어버린 나의 선원들과 배는 정처 없이 대양을 떠돌기만 하고 있다. 어제 MBC 에서 아주 인기 있는 드라마를 IPTV로 보게 되었다. 그곳에 나오는 지휘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듣기 싫었다. 입에 쓴 약일수록 약효가 있다고 했던가? 목적 없이 사는 삶에 대한 꾸짖음이 너무 가슴속을 찔러댔다. Objective! PM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이름과 같이 중요한 것이다. 한 사업을 이끌면서 '성공' 이라는 막연한 별과 같은 목표 따위는 그냥 누구나 정할 수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해야 할 무언가를 준비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았다.
요새 근 일주일 동안 닭 쫓던 개가 지붕 쳐다보는 것 마냥 어느새 멀어져버린 나의 꿈을 멀뚱멀뚱 지켜보았다. 그리고 어제 무릎을 탁 쳤다. 진정 원하는 일을 하자고, 난 참 고사와 속담, 사자성어를 좋아한다. 이래서 가끔 말이 고리타분하다고 듣는 것 같다. 이건 여담이지만, 어쨌든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딱 생각났다. 젊었을 때 '고생하자' 라는 의미가 아니라,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열정이 뚜렷하고 확고할 때 주저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서 달려가는 젊은이가 되라는 뜻이 아닐까? 나라의 안팎으로 경제에 관한 절망의 목소리가 커가도 있는 요즘, 난 더 시끄럽게 떠들어야 하지 않을까?
"I'm ready to Challe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