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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유부남 이야기

엎치락 뒤치락 삼성 SDS 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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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대학생때 기업문화라는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모 기업의 임원을 지내시고 오신 하얀 백발의 교수님이 진행하시던 수업이었는데.. 당시 나는 아주 잠이 많은 학생이었는지라 수업을 듣고 있노라면 꾸벅꾸벅 졸기 일수 였다. 한 학기가 거의 다 지날무렵, 자는 학생도 깨우지 않고 주저리주저리 수업하시던 교수님께서 다들 깨우시면서 이것 하나만은 잘 듣고 가야 된다고 하셨다. 비몽사몽 깨어 미안한 마음에 교수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기업의 나가야할 여러가지 길들 중에서 특히 말씀하고 싶으신 부분이 많았지만, 그 중 제일은 '기업 윤리' 라는 것이었다. 경영 성과 뿐만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인정받고 보탬이 되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훗날에도 길길이 잘나가는 기업이 될 수 있다는게, 교수님 말씀의 핵심이었다. 그야말로 착한 기업은 뭘 말하는 것일까?

 구글의 사내 슬로건이 Don't Be Evil 이었다가 너무 와전되어 버려서 간판을 내렸다고 한다. 저 슬로건이 의미하는 바가 아마도 그런것이 아닐까? 기업의 야욕을 위해서 라면 무엇이든 하는.. 기업이라는 곳은 여러 똑똑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더더욱 악해지기 쉬운 그런 장소라고 생각한다. 법과 행정적인 부분에서의 위법행위라든가, 상생하고 경쟁하는 기업들간의 비리와 청탁들이 암암리에 오가면서 그야말로 기업들간의 경쟁체제에서 반칙행위들이 일삼아 진다면.. 내수 기업들만 살펴볼때도 문제가 있지만 국제적으로 봤을때는 상당히 낙후되어 있고 비 정상적인 느낌을 받는다.

앞에서 말한 슬로건 '악해지지 말자' 는 그런것이다. 기업은 악해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개인적으로 나는 삼성이라는 기업을 참 좋아한다. 하드웨어 IT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달리고 있는 기업으로서 삼성이라는 기업이 있는 나라의 국민이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도 느끼고, 지금 사용하고 있는 이 PC도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모든것이 삼성 제품이다. 하지만 난 삼성이라는 기업중에서 삼성SDS 라는 기업은 굉장히 싫어한다. 악행을 일삼는 기업이 '악인' 이라고 한다면, 그 중 삼성 SDS는 '악당' 이라고 말하고 싶다.

 국내 최고의 IT 서비스 업체라고 자부하는 삼성 SDS 는 그야말로 국내의 여러 초대형 IT 프로젝트들을 수주하고 실행하는 규모로서는 최대의 기업이다. 국내의 SI 업계를 주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IT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이 삼성 SDS라는 기업이 내세우는 '최고의 IT 서비스 업체' 라는 이름은 보이지 않고, 하도급 중소업체의 피를 빨아 먹고, 발주자를 속여 부당한 이득을 챙기고, 내부 직원들도 비 상식적인 사람들이 많고, 전문가 정신이 다소 부족한 기업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건 왤까? 자세한건 신문기사를 통해 살펴보면 좋겠다. IT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 중 한 사람으로서, 삼성 SDS의 역할은 그야말로 IT 서비스 분야의 선구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IT 서비스 분야에서는 하드웨어 IT 분야에 한참 못미치는 대한민국에는 업계의 선두를 달리는 기업이 지금의 업계 문화를 개혁하고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어오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허나 내가 알고 있는 삼성SDS는.. 글쎄? '최고품질' 보다는 '최저단가' 로 여러 공공프로젝트들을 수주하며, 최저 단가를 통해서 IT 업계 종사자들의 주머니를 가볍게 하는 원인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IT 라는 분야를 전공하고 싶어하고 이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대학생들을 다른길로 가게끔 만든다. 그것 보다 삼성SDS라는 기업이 IT 서비스 업계에 미친 영향이 무엇인가?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아는 분이 있다면 꼭 알려주시길 바란다. 내가 졸업한 학교에서는 삼성SDS라면 묻고 따지지도 않고 열광한다. 취업할때가 된 학생들의 90%이상이 삼성SDS를 울부짖으며 SSAT 시험에 혈안이 되어있다. '삼성' 이라는 두글자를 달고 있을 뿐인데.. 하지만 그 중 SDS는 최악이라는 것도 알아야 할 것이다.

 최근에 발생한 우리은행과의 프로젝트에서 약 100억여원 가량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는 이야기는 정말 어이가 없었다. 중소업체들이 피땀흘려 만든 소프트웨어를 헐값에 사서 다른 사람에게 아주 비싸게 팔아 챙기는 모습이 동네 양아치나 깡패와 다름없다. 정말 충격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뭐가 저들을 저렇게 타락 시켰는가? 화가난다기보다는 부끄럽다.

 이들에게 꼭 죄값을 치루라고 말하고 싶다. 징역이나 영업정지 같은 것 말고, '사회봉사' 같은 걸 시키라고 말해주고 싶다. 여러 분야, 여러 장소에서 IT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노고를 배우고 그들과 함께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라고 말해주고 싶다. 따뜻한 IT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하는 내 입장에서는 날카로운 흉기로 변한 최고의 IT 서비스 업체인 삼성 SDS는 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