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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유부남 이야기

부자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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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어린 나의 시절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특별한 에피소드랄 것도 없이 그냥 여느 또래와 다름없는 어린 아이었으니까.. 하지만 그것 하나만은 기억한다. 작고 낡은.. 그리고 남의 집의 한 모퉁이에 자리잡은 우리집, 그리고 그 안에서 엄마, 아빠 그리고 나. 이렇게 세 식구가 단칸방에 살던 시절, 그게 당연하다고 느끼고 행복하다고 살던 어린 시절이었다. 하루도 빼놓지 않는 나의 말썽에 엄마가 많이 고생하셨던 그 시절이 가끔 생각난다.

 우리집 이사가 참 잦았다. 우리 식구를 모질게 괴롭히던 사람을 피해간 이사, 어린 시절 처음 가보는 아파트 베란다 유리창에 부딪힌 나와 나의 집을 얻었다는 엄마의 뜨거운 눈물과 시작했던 첫 아파트 생활은 행복했던 이사라고 말하고 싶다. 그 이후로는 우울한 이사들이 잦았다. 피땀흘려 장만한 집을 팔고 남의 집 살이를 다시 시작해야만 했던 이사, 네식구가 살기에는 많이 좁은듯 했던 곳으로 가야했던 그 이사, 아파트를 떠나 연립주택으로 가게 된 이사, 지금 사는 곳을 떠나지 않기 위해 불편한 지역으로 가야만 했던 이사.. 아빠의 한숨과 엄마의 서러움의 눈물과 함께 했던 이사는 우울했던 이사라고 말하고 싶다.


 2007년이 시작했던 1월 1일 새벽, 온 가족이 교회를 다녀오는 길에 하얗게 눈이 내렸다. 모두가 하얀 눈을 보며 즐겁게 새해를 맞이했다. 한참을 걷던 어머니가 담담하게 말을 꺼냈다. 올해로 빚은 다 갚았다며 다시 일어서자는 말이었다. 괜시리 코끝이 찡했다. 1997년 시작했던 우울한 이사가 10년만에 종결이 되었다. 가슴이 먹먹해져서 그냥 말없이 걸었다.



 1997년 이후 줄곧 나의 소원은 '엄마 입에서 "돈" 소리 안나오게 만드는 것' 이었다. 나에겐 장래희망보다는 앞서 말한 소원이 우선이었다. 되고 싶은 것도 있고 하고 싶은 일도 있지만, 최종적인 목적은 저기에 있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는 이 소원이 날 '부자' 가 되고 싶게끔 만들고 있다. 나의 성격은 여타 남자 또래들과 많이 다르다. 현재 나이 26세, 한창 공부에 미치거나 유흥에 미치거나 여자에 미치거나.. 이런 시기이지만 글쎄.. 난 재테크에만 관심이 많다. 요새는 부동산이나 주식시장에 관심이 특히 많은데 다 저 소원에서 많은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다.

 우리 아버지는 마음의 부자다. 아버지의 말씀을 인용하면 '타인에게 베풀고 사는 삶' 을 사시지만, 내가 보기에는 '타인에게 당하는 삶' 을 사시는 분이다. 원채 인정에 약하시고 정직을 모토로 사시는 분이기 때문에 사실상 외골수 부자에 가깝다. 하지만 난 아버지와 상반되는 삶을 모델로 잡았다. 타인 보다는 나의 사람들을 위해 살며, 타인들을 넘어서는 삶을 살고 싶다. 발전을 모토로 삼되 남들이 인정하는 부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지금은 빈털털이 신세이지만.. 이제까지 내가 마음먹은데로 안된적이 단 한번도 없었기에 나의 부자의 꿈이 꼭 이루어 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