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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유부남 이야기

천개의 공감 - 김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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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어나서 하는 일 중에, 볼일을 보는것 이외에 신문을 보는 일을 합니다. 신문을 펴면 제일 처음 보는부분이 헤드라인입니다. 그리고 나서 보는것은 경제 섹션.. 그 다음에는 눈에 띄는 것부터 봅니다. 얼마 전이었을까요? 좋은 책을 소개하는 책에 관한 부분이 나왔는데 그 곳에서 이 책을 발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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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개의 공감', 제목부터 끌리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평소에 책을 사서 보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야겠다고 마음은 먹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연락이 온 동생을 만날 겸 해서 외출을 했고 기다리면서 서점을 들려서 이 책을 샀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것은 '심리 치유 에세이' 라는 책의 장르였습니다.

심리 치유 에세이라, 워낙 에세이나 오피니언, 사설같은 류의 책을 선호하기 때문에 특히나 심리 치유라는 타이틀은 더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무슨 책일까.. 무슨 내용일까 내내 궁금해 하면서 집으로 향했습니다. 책의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익명의 누리꾼이 남긴 고민의 글들을 이 소설가, 아니 김형경 선생님께서 상담을 해주시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자기 알기, 가족 관계, 성과 사랑, 관계 맺기 이렇게 네가지 파트로 구성이 되어있었고 다 재미있는 부분이었지만 특히 자기 알기와 성과 사랑이라는 부분은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보고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심리 치유라는 부분에서 어느정도 예상을 하고 있었지만 책을 한장 한장 읽어나가면서 이런 예상을 전부 뒤엎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다른 누구를 미워하는 마음이 남의 문제가 아니라, 되려 본인의 일부분을 미워하는 것이라는 이야기었습니다. 고로, 다른 누구를 미워하는것은 곧 나의 문제점들을 미워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문제가 상대방에게 있는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있다는 것 입니다. '자기 알기' 라는 것이 무엇인가 라고 의문을 가졌던 저에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자기를 안다는 것이 단순하게 본인의 성질이나 본질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모든 정신적인, 인간적인 문제들을 근본적인 '자신' 에서 부터 발견한다는 의미라는 것이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그 이후로 많은 생각들이 오가더군요, 지난날의 나의 모습들은 어땠는지, 싫어하던 일들과 사람들을 떠올리며 나한테 이런이런 문제점들이 있었구나, 부끄럽고 힘들게 하는 생각들이었지만 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힘든 기억들을 피하지 않고 그 고통과 힘든 감정들을 직접 몸으로 느끼고 견디는 것이 필요하다고... 그 순간은 몸이 뒤틀릴듯 끔찍하지만 이런 일들이 거듭되면 아무것도 아닌것 처럼 된다는 것입니다.


'사랑할때 내면의 불안감이 되살아납니다.' 라는 주제를 가진 '성과 사랑' 이라는 부분의 한 글은 '자기 알기'라는 부분을 읽은 후에 보게 되니 나도 모르게 절로 글이 신나게 읽혀지기 시작했습니다. 저에 문제점은 뭐든 '불안해' 한다는 점이었는데.. 이런것들이 어린 시절의 기억들로 남아있다고 합니다. 특히 3~4살때의 기억들이 크게 좌우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부모님과 어린 시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 자신을 알고, 그 기억속의 상처를 가진 내면의 아기를 사랑하고 달래주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오늘 점심을 먹으면서 부모님께 3~4살 때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별게 없구나.. 라고 여기던 도중에 큰 단서를 하나 찾아냈습니다. '넌 그때 정이 참 많은 아이였다' 집에 손님이든 이웃이든 누가 오든간에 찾아올때 반갑게 맞이 하던 어린 시절의 내 모습과 또한 이제 이별의 시간이 찾아와 떠나가는 손님을 보며 울며 불며 못가게 막았던 어린 시절의 모습들을 말씀하셨습니다. 곁에 있는 사람이 언제 떠나갈지 모르는 두려움에 항상 휩싸여 있는 나에게 이런 사건들이 있었구나 생각하니 소름이 끼칠 정도였습니다.

뭐든 어떤 외부적인 문제에서 해답을 찾고자 했는데, 실은 나에게 있었다니... 가까운 곳에서 찾지 않고 멀리서만 구하려 했으니 계속 찾아 헤멜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자기 알기를 시작하고 있다고 할까요...? 힘들고 불안한 고통의 안개가 조금씩 걷히기 시작합니다. 앞으로 스스로를 아는데 더 노력을 해야겠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서점이 문 닫을 무렵, 김형경씨의 첫번째 심리 치유 에세이, '사람풍경' 이라는 책을 또 샀습니다. 이 책을 읽을 것을 생각하니 또 즐거워 집니다.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꽤 즐거운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