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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bbies & Tour

<전국도보여행 - '전라남도' 편> ② 강진, 장흥군 : 작은 농촌마을이 옹기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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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 강진군 도암면 다산수련원
종료 : 장흥군 장흥읍
거리 : 28.80 Km
아침부터 이불속이 너무 따뜻해서 좋다. 한마디로 너무 나오기가 싫었다. 왜일까? 그전까지는 도보여행이 하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는데, 이제와서 도보여행이 싫어진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정답은 "아니오" 였다. 그게 아니라, 그 전날 너무 편하게 쉬어서 계속 편하게 쉬고 싶은 마음이 강했던것이다. 역시 게으른것이 가장 무섭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가방을 정리하고 잠자리를 정리했다. 황송한 호텔급 숙소에서 묵은 것이 너무 고마워서 고객의 입장이지만, 아주 신나는 마음으로 정리를 했다. 오전 8시, 원장님이 약속하셨던 아침 먹는 시간이 됐다. 이렇게 아침밥이 맛있던 때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역시 힘든 일을 한 후에 먹는 밥이 꿀맛이다.

식사를 하며 원장님께서는 아드님 이야기를 하셨다. 나랑 나이가 비슷하다. 그러니 자식같은 녀석이 도보 여행을 한다니, 자식생각이 나서 이렇게 도와주셨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식분들이 전부 외지에 있다니 적잖이 보고 싶으신 모양이다. 늦게까지 이야기를 듣다가 출발을 9시 넘어서 해버렸다. 고마운 마음과 서운한 마음을 함께하며 다산 수련원을 유유히 빠져 나갔다. 강진군 읍내로 걸어가는 동안 아무도 없는 호남 평야의 한가운데서 소리도 질러보고 노래도 불러보고 몇십만평 되는 노래방에서 혼자 흥얼 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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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게 펼쳐진 호남평야의 모습,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넓게 펼쳐져 있다>


한시간쯤 걸었는데, 핸드폰이 없어진거 같다. 다산수련원 생각이 났는데, 분명이 아까전에 노래를 부를적에 "열시!" 라고 울리는 정각 알림음이 들렸었는데 하는 생각이 스쳤다. 걷다가 흘린듯 하다, 왔던 길을 되돌아 가다가 근처 비닐하우스에서 일하시는 노부부에게 인사를 드리고 핸드폰을 잠시 빌렸다. 가방, 주머니 어디에서도 벨소리가 안들린다. 울며 겨자먹기로 계속 가고 있는데 가까운 곳에서 흙속에 누워있는 핸드폰을 발견했다. 이런.. 냉큼 주워들고 다시 가던 길을 갔다. 너무 신나서 덜렁댔던것 같다.

작은 산을 돌아서 보니 넓은 평야 끝에 아파트와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저게 강진군 읍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반지의 제왕 2를 보았을 것이다. 아라곤이 사루만의 군대를 막기위해서 성으로 이동하는 장면을 보았을 것이다. 산을 등지고 있는 성의 모습, 그것과 흡사하게 읍내의 모습이 보였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그 동안은 5분에 한번씩 보이던 차들이 자주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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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 도래지인 갯벌이 펼쳐져 있는 강진의 모습, 썰렁할 정도로 드넓다>


이상하게 읍내의 모습이 보이는데 전혀 가까워 지지는 않는다. 정말 먼 거리에 있긴 한가보다.. 갑자기 경적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빵빵~'
"어이~ 어디까지 가? 읍내까지 태워줄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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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썰렁한 강진 읍내의 모습, 왠지 울쩍하기 까지 하다>


왠 아저씨 한분이 웃으며 이야기 하셨다, 나는 한사코 거절했다. 하지만 읍내까지만 태워줄테니 자꾸 타라신다. 이래저래 긴 설명을 늘어 놓자 허탈하게 웃으셨다. 포기를 하신듯 하다. 대신 주먹을 불끈 쥐시더니 경적을 두번 더 울리신다. 더욱 발걸음을 재촉했다. 점심때쯤 강진읍내에 도착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활기차지는 않았다. 사람이 거의 없는 한적한 읍내는 가게에 들어 앉아있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열명도 안되어 보인다. 우리나라의 농촌의 현실이 이렇다는 것인가.. 조금 씁쓸한 마음을 가지고 점심을 먹고는 빠르게 장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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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에서의 썰렁한 길 풍경! 아름대운 산과 논밭의 조화! 클릭해서 보세요 ^^>


장흥까지의 여정이 아주 고단했다. 다름이 아니라 신발끈을 너무 꽉 묶는 바람에 발에 피가 뭉쳐 퉁퉁 부어있었다. 때문에 한걸음 한걸음이 조금 버거웠다. 1시부터 걷기시작했던 장흥으로의 여정이 4시가 되서야 '장흥군' 이라는 이정표를 보았다. 장흥은 강진보다 차들이 많이 보이고 사람들도 드문드문 보였다.  장흥 읍내에 도착하니 탁 트인 강이 보였다. '탐진강' 이라고 하는 곳이었는데 공원 조경이 잘 되어있어서, 운동을 하거나 산책나온 분들이 많이 보였고, 읍내의 규모도 강진보다는 커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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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과 푸른 밭의 모습, 농경지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군단위의 해남, 강진, 장흥을 돌아보니 느끼는 바가 많았다. 이곳에는 노인들과, 농경지와 바람이 많았다. 만나는 주민들이 대부분 나이 드신 분들이 많았고, 여기저기 논과 밭이 대부분이었고, 바람이 많다는 이야기는 너무 조용해서 바람소리 뿐이었다. 더 적나라 하게 말하자면 너무 생기가 없어보인다. 물론 도서 지방이긴 하지만, 사람사는 곳인데, 추워서 인지 사람이 없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조용하다. 살기도 좋고, 아름다운 풍경들이 있지만, 아무래도 편히 살기엔 도시가 더 좋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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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진강에 비친 아름다운 장흥의 모습>


장흥에 도착해서 일찍 여독을 풀었다, 저녁을 마땅히 먹을 것이 없어 군것질로 때우다가 금새 잠이 들어버렸다. 피곤하니 잠이 솔솔온다. 심심하고 쓸쓸할 틈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