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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유부남 이야기

2015년의 근황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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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2015년 1월 18일 오후 5시 경에 일어난 일이었다. 금동이 간식거리를 사러 동네에 있는 애견 샵으로 향했다. 하늘에서는 꽤나 많은 눈이 쏟아 지고 있었지만 눈이 막 오기 시작해서 길에 눈이 많이 쌓이거나 하지는 않았다. 차를 주차장에 두고 올라가는 길이 매우 미끄러웠다. 아내는 나에게 길이 미끄러우니 조심하라고 일러 주었다. 그렇게 가게에서 쇼핑을 마치고 난 뒤에 다시 차로 돌아오는 길에 역시나 아내는 나에게 길이 미끄러우니 조심하라고 말했다. 이미 체험을 해본터라 나도 짧은 보폭으로 걸었고 주머니에 넣고 있던 손도 빼고 조심히 걷게 되었다. 기둥을 돌아서 옆으로 꺾으려는 때, 왼쪽 다리가 미끄러짐을 느꼈다. 오른 다리로 버텨보려고 했지만 오른다리도 미끄러졌다. 다시 왼다리로 버티다가. 아주 잠깐이지만 불안정한 자세로 멈춰 섰다.


"우지끈!" 하는 소리가 온 머릿속을 울리면서 나는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 넘어지기가 무섭게 외마디 비명소리가 절로 나왔다. 참기 힘든 고통이 밀려오면서 주저 앉아버렸다. 이건 다리가 접질려 인대가 늘어난 수준은 아닌 듯 했다. 놀란 아내가 나에게 다가 왔을때 나는 주저 앉아 아픈 왼쪽 발목 부근을 부여잡고 끙끙댈 뿐이었다. 한 5분 정도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사이 몇몇의 사람들이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지나갔었는데 그런 태도에 조금은 놀랐다. 침착하게 아내는 119 구급차를 불렀다. 그렇게 눈이 내리는 저녁에 구급차를 타고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휠체어에 앉아서 부목을 대고 엑스레이 촬영을 기다리고 있었다. 통증은 조금 가셨지만 여전히 아팠고 아주 빠른 속도로 발이 붓기 시작했다. 잠시후 엑스레이를 찍고 결과가 나왔다. 역시나 골절이었다. 하지만 골절의 정도가 상당히 심했다. 워낙 체중이 많이 나가기도 하지만.. 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아내의 말을 빌어 이야기를 하자면 이만 하길 정말 다행이다. 그 사이에 부모님과 현민이형이 도착했다. 다들 걱정하는 눈빛이 가득해서 얼굴을 쳐다볼 수가 없었다. 지난번에는 손목이 다쳐서 왔는데 이렇게 또 다리가 다쳐서 왔으니 병원에서 너무 자주 만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였던 것 같다. 가벼운 농담으로 긴장을 풀며 있을 때쯤에 장정(의사와 간호사) 5명 정도가 나에게 찾아왔다. 뼈를 맞춰야 한다며 찾아왔다. 한번도 뼈를 맞춰본 적이 없어서 무섭거나 하지는 않았다.


"조금 아플거에요. 다리에 힘 빼세요." 왼쪽 다리를 한사람을 잡아 당기고 한사람은 뼈를 맞추고 나머지 세사람은 팔다리를 붙잡고 있었다. 다소 고통 스러 웠으나 뼈를 맞추는 정도로 끝난다면야.. 얼마든지.. 부러져 어긋난 다리뼈가 느껴졌지만 그렇게까지 뼈를 맞춘다는게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응급실은 꽤 추웠다. 아파서 추운건지도 모르겠지만 병실로 올라가기까지의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다. 그렇게 18일 부터 내 병실 생활이 시작되었다.


19일 월요일 아침, 이전에 손목 골절 수술을 해주셨던 김우성 선생님을 만났다. 17일 토요일만 해도 왼쪽 손목에 수술당시 썼던 핀을 제거하기 위해서 들렀는데, 응급실에서 다리가 부러져서 만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우리는 씁쓸한 조우를 하게 된 셈이다. 그리고 나쁘지만 좋은 소식을 들었다. 당일 수술이 가능하다는 점은 좋은 소식이었고, 또 한번의 수술을 해야한다는 점은 나쁜 소식이었다. 그렇게 수술복을 입고 조마조마 하게 기다렸다.